연예일반

타이틀곡이 루팡이어야 하는 이유...

까칠부 2010. 3. 17. 14:09

아직도 보면 미니 3집 가운데 루팡 이외의 노래들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기존의 카라만의 귀여운 컨셉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들이 보인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니3집의 타이틀곡은 루팡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욕구의 단계론과 관계될 텐데, 사람은 일단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더 이상 대상에게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된다. 이른바 말하는 소모라는 것이다.

 

왜 섹시컨셉이 여성아티스트에게 막다른 길로 들어서는 것인가. 섹시컨셉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이거든. 일단 벗겨놓고 나면 끝이라는 정서가 있다. 여기까지 봤으니 다 봤다...

 

예를 들어 포르노게임을 하는데 차근차근 하나하나 벗겨가야지 처음부터 벗고 나오면 흥미가 떨어져서 그냥 벗은 몸만 보고 마는 것과 같다.

 

즉 여지를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쉬움과 미련과... 아쉬움이나 미련은 더욱 대상을 욕구하는 동기가 된다. 더 귀여웠으면... 더 발랄했으면... 그렇기 때문에 또 앨범의 나머지 부분을 그런 귀엽고 발랄한 곡들로 채운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너무 혼자 멀리 가면 대중은 따라오지 못하니.

 

아쉬움으로 한 번 더 돌아보고, 미련으로 한 번 더 찾아보고, 그러면서 새로운 컨셉과의 괴리를 좁힌다. 카라가 대중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대중으로 하여금 카라를 쫓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도도한 여자는 매력이 있다. 내 마음대로 휘둘리는 여자는 더 이상 매력이 없다.

 

내가 이번 앨범에서의 소녀시대의 컨셉과 티아라의 컨셉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너무 대중에 충실하려 한다. 대중의 욕구를 쫓아가려 한다. 그래서야 다음이 있겠는가.

 

아쉬움이 있으니 다음에 대한 기대가 있다. 미련이 남아 있으니 다음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 아쉬움과 미련에 대한 배반과 놀라움이 있었으니 다음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진다. 아니 이제 카라를 따라가는 중이다. 과연 다음 앨범에서는, 그 다음 앨범에서는 어떻게 될까. 기존의 이미지와 변화된 이미지와 놀라움과 기대와 아쉬움과 미련이란...

 

이건 어제 예능과 이미지소모에 대해 쓰면서도 했던 말이기도 할 텐데, 결국에 이미지를 소모해가는가, 아니면 이미지를 쌓아나가는 것과 관계가 있다 하겠다. 대중을 쫓아가서는 안된다. 대중을 그저 쫓으려 해서만은 안 된다. 쫓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게 소모되지 않고 오래 가는 길이다.

 

루팡이 미니 3집의 타이틀곡인 이유다. 물론 곡의 완성도 면에서도 가장 뛰어나기도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해 듣고 나면 루팡과 다른 노래들과의 차이가 들린다. 확실히 타이틀곡은 루팡이라는.

 

 

덧붙이자면 엄브렐러의 무대는 솔직히 좀 실망이었다. 음악자체는 상당히 뮤지컬 분위기의 밝고 활기찬 노래였거든. 그러나 무대는 또 너무 귀여워서... 음악을 듣다 보면 괴리가 생긴다. 차라리 무대를 보지 않았다면. 음악 자체로는 루팡의 연장에 있어 보였는데. 아마 미스터의 악몽을 반복하기를 꺼려한 탓이겠지?

 

대중이 - 혹은 팬이 요구하는 대로만 따라하다 보면 그대로 소모되고 만다. 흥미를 느끼도록 하자면 뱁반할 줄도 알아야 한다. 오래 가는 길일 것이다. 어느 분야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