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설강화 - 80년대 민주화운동을 모욕하고 싶은 이들

까칠부 2021. 12. 19. 07:03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80년대 대학교 다녔으면 다 운동권이라는 것이다. 당시에도 민주화운동하는 학생들을 빨갱이라 욕하며 비웃던 같은 대학생들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민주화운동하느라 별 하나 씩은 달았을 동기보다 더 잘나가고 있다. 아마 거의 대부분 언론사 윗대가리들이 그런 부류들이었을 것이다. 진중권이나 조국 같은 놈들도 당시 데모현장에는 얼굴을 비치지 않던 부류들에 속했다. 

 

90년대는 더 그랬다. 운동권 싫다고 서서히 총학에서 운동권의 색을 빼던 것이 바로 그 무렵이었다. 성시경이 아마 그때 대학 다녔었겠지? 운동권의 방식이 싫다. 운동권이 하는 주장들이 싫다. 그냥 운동권 자체가 싫다. 민주화운동에 대한 혐오감을 구체화한 첫세대였을 것이다. 당시 PC통신 등에서 지금 일베의 주장을 그대로 읊어대던 놈들이 바로 그 주류였었다. 쿨한 것을 사랑하고 냉정과 이성을 자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이 시키는 민주화운동은 인정치 못한다.

 

지금이야 당연히 일베가 주류가 되었다. 심지어 자칭진보조차 총선이 끝나자마자 선언한 바 있었다. 우리는 민주화운동을 계승하지 않는다. 민주화운동세대와는 철저히 단절하겠다. 자칭 진보언론인 한겨레에서도 정의했다. 지금 4050은 민주화운동을 하던 기득권 남성들이다. 이들의 주장은 80년대 민주화운동이야 말로 군사독재에 이은 정당하고 올바른 민주화세력의 출현을 방해한 불의하고 부정한 운동이었다는 일베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80년대 빨갱이와 야합한 민주화운동이 아니었다면 이 땅에 진짜 진보 진짜 여성주의가 가능햇을 것이다.

 

정해인이 아무 생각없이 '설강화'에 출연한 것이 아니란 뜻이다. 지수 역시 다르지 않다. 대본만 봐도 알 수 있다. 허준호는 이해한다. 당시 딱 그만한 세대였다. 그 아버지가 바로 허장강이었다. 민주화가 얼마나 좆같은 것이었는가. 군사독재를 타도한 것이 얼마나 개같은 짓거리였는가. 당시 여성주의 입장에서도 정권에 빌붙어서 하고자 하는 짓거리를 거의 대부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설강화'가 나왔다. 민주화운동은 개좆이다.

 

어쩌면 작년 총선 끝나고 정의당의 첫일성이야 말로 지금의 사태를 예고하는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자신들은 민주화세대와 상관없다. 민주화세대와 단절하겠다. 1987이후 민주화운동에 대해 드높아진 관심에 대해 총력전을 펼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당시 손석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 가지는 옳다. 당시 이화여대의 위상이 그랬다. 이화여대에게 민주화를 기대한 대학생은 아마 그다지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설마 했을 것이다. KBS가 파업한다 했을 때도 그들의 선의를 믿고 지지한 이들이 있었다. 역시 내가 옳았다. 80년대 대학을 다녔다고 다 민주화에 대한 투철한 신념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 가운데는 심지어 나중에 변절한 놈들마저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부터 민주화운동하던 이들을 빨갱이라 욕하던 놈들도 수두룩빽빽했었다. 진중권이 커밍아웃했다. 괜히 기웃거리던 놈들이 제 본색을 드러내는 중이다. 너무 적나라한 현실이다. 디즈니플러스는 포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