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년 가까이 110kg무게로 스쿼트를 해 왔다. 정확히 작년 3월부터 자세가 안 좋아진 것 같아서 60kg까지 중량을 낮춘 상태에서 다시 자세를 점검하면서 거의 6개월 가까이 천천히 중량을 올렸으니 본격적으로 110kg 중량으로 스쿼트를 한 것은 대략 6개월 조금 넘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얼마전 아무래도 이제는 때가 된 것 같아서 다시 5kg 늘려서 115kg으로 스쿼트를 하는데... 웬걸? 힘이 남네?
처음 110kg 무게로 스쿼트를 하던 당시를 기억한다. 당장 코어부터 고작 5kg 늘어났을 뿐인데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잔뜩 짓눌리고 있었다. 거의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코어에 힘을 준 채 무게를 버티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데 여유가 있다. 아니 버티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주로 하는 5회 1세트를 마치고 나서도 힘이 남는다. 마저 2세트까지 끝낸 상태에서도 역시 아직 하체에 힘이 남아 있다. 뭔 말인가?
참고로 내게 있어 운동중량이란 최소 1세트 3회 이상 할 수 있는 무게를 뜻하는 것이다. 특히 스쿼트는 5회 이상 안정적으로 반복할 수 없으면 중간에 다시 무게를 낮춰 버린다. 절대 1rm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동안 주 3회 무분할로 부위당 2세트씩, 그래서 하체운동으로 스쿼트를 세트당 5회, 2세트씩 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 그만큼 힘이 더 세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한 번에 10kg 증량이라니.
그동안 하도 점진적 과부하를 강조하는 이야기들만 들어온 터라 힘도 단계적으로 무게증가에 따라 세지는 것으로 여겼었다. 이번엔 100킬로 들었으니 110킬로 들려면 105킬로부터 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하지만 아니었다. 루틴 자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냥 110킬로그램으로만 열심히 해도 자연스럽게 힘이 세지며 중간을 건너뛰고 바로 120킬로그램으로 갈 수 있다. 하긴 110킬로그램에서 115킬로그램 사이의 5킬로그램도 어찌보면 그냥 건너뛰는 것이나 다름없기는 하다. 결국은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가.
하지만 워낙 인간이 쫄보라. 힘은 남아도는데 괜히 무리해서 들다가 다치는 게 싫어서 120킬로그램 도전은 이달말로 미루려 하는 중이다. 한 달 동안 115킬로그램에 익숙해진 뒤 디로딩 바로 직전에 120킬로로 무게를 올리려고. 그러고보니 벤치프레스도 한동안 정체기이다가 푸쉬업 열심히 하고 딥스 열심히 했더니 그냥 바로 몇 달 만에 무게가 10킬로그램 올랐다. 큰 근육의 문제가 아닌 작은 근육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힘의 효율이 더 좋아진 것 같다는 뜻이다.
다만 그럼에도 문제라면 여전히 다리가 새다리를 면치 못한다는 것. 허벅지 만져보더니 그러더라. 이 다리로 100킬로그램 드는 게 사실이냐고. 남들은 다리에 근육 생길까봐 하체운동 않는다는데 나는 죽어라 운동해도 허벅지는 전보다 약간 더 두꺼워지는 정도다. 운동을 해도 근육이 붙지 않는다. 그나마 다리는 낫지 팔은 아예 운동 안하는 사람들보다 나은 게 없는 수준이다. 유전자의 비극이다. 안타깝게도. 그래도 힘은 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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