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경험하기가 그렇다. 강한 척 하는 사람 가운데 오히려 약한 사람이 많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약하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게 강한 것이거든.
약한 사람은 결코 약한 척 할 수 없다. 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도 없다. 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눈물을 감당할 자신이 있다는 거다. 우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상관없다. 물론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그렁이는 건 예외다. 그건 우는 게 아니라 울음을 참는 것이다.
울어야 하는데 울지 않는다... 사실 그게 더 위험한 거다. 분명 울어야 할 상황인데 오히려 당당하고 태연하다. 우는 것보다 그런 게 더 위험한 거다. 그러다 한 번 무너지면 그대로 훅 갈 수 있으니까.
사람이 강하다고 믿는 것처럼 무모한 게 어디 있을까. 강하다고 믿는 사람이 오히려 더 약함을.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약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울기도 하고 보채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면서 약한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강한 거다. 당장은 약해 보여도 그런 사람이 오래 간다.
물론 모두가 그런가? 글쎄... 진짜 강한 사람과 강한 척 하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나는 그런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모두 약하겠거니 할 뿐. 강한 척 할 뿐인 것을 지나치는 것보다는 나을테니.
사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코 그다지 강하지 못하다. 강한 척 할 뿐이다. 강하다고 믿는 그가 오히려 더 약할 수 있는 거다. 참으로... 아마 외롭다는 건 그런 거겠지? 세상에 나 하나 뿐이라는. 이해해주는 사람 없이. 그러나 또 보면 이해할 수 있도록 속을 내보이지도 않는다는 게... 하긴 또 그렇게 속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약하다는 것일 테지만.
뼈를 감싸는 근육은 단단하지면 껍질에 싸인 근육은 말랑하다. 가재며 게는 살이 얼마나 부드러운가. 그래도 껍질로 자신을 둘러쌀 수밖에 없는 약한 자아도 있음을. 인간은 원래 그렇게 약하고 외로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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