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보면 그렇게들 생각하는 모양이다. 자기가 옳다면 어떻게 해서든 진실을 밝히려 들 것이라고. 자기가 진정 옳다고 여긴다면 어떤 수단을 써서든 진실을 밝히려 할 것이라고.
그러나 세상에 제일 더러운 것이 사실 진실이다. 특히 쌍방의 이해가 걸린 문제라면 아주 온갖 오물이 튀기는 진흙탕이 되기 일쑤인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과연 진실을 밝히자고 그것 하나만 가지고 싸울까?
나도 차라리 삭제하고 차단하고 하지 괜히 블로그에서 내 생각을 밝히고 오해를 풀려 논쟁같은 건 하지 않는다는 거다. 왜? 블로그 더러워지니까. 그러다 기분 상하면 바로 블로그 닫아버리고 이사할 준비 해야겠지. 누가 피해를 보겠는가.
하여튼 별의 별 소리가 다 나오게 된다. 하물며 서로 어느 정도 알고 할 때는 온갖 치부를 다 끄집어내려 든다. 더구나 그 가운데는 진실이 아닌 것들도 있다. 진실이 아닌 것들에 대해서는 다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연예인이란 대중의 관심 아래 있지. 그런 내용들이 하나하나 까발려지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올까.
어디 가서 아는 사람 없는 데서 살면 그만인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은 그 피해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어지간하면 연예인들이 억울하더라도 차라리 잘못했다고 합의하고 넘어가는 것은 그래서다. 당장 생업에 지장이 있는데 누가 그것을 싸우고 앉았는가 말이다.
싸우는 것도 싸워서 이익이 있을 때 싸우는 거다. 싸워봐야 손해 뿐인데 싸워서 무엇하는가. 진실을 밝히려 나섰다가 오히려 더 큰 진흙탕에 빠지느니 별 큰 문제가 없다면 입 다물고 의혹인 채로 있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이란 진실보다는 그런 현재에 있으니.
아직 어려서일까? 아니면 남의 일인 때문일까. 아마 연예인을 대상화하는 데 익숙한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을 몰인격의 대상으로서만 인식하는 때문일 것이다. 나같아도 처가식구와 저같은 다툼이 있다면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어떤 당위가 있지 않은 이상 내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해도 굳이 나서서 해명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옳은 것과는 별개로 그것으로 나 자신은 물론 주위가 혼탁해지고 상처입을 수 있으니. 그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
물론 나로서는 정선희와 그 시집식구들과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알지 못하기에 하는 말이다. 어차피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일이다.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그것은 결국 당사자끼리 알아서 해결할 문제지 주위에서 뭐라 할 것이 못된다.
내가 정선희인가. 정선희의 친구인가. 아니면 그 시집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그건 어디까지나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지 주위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들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뭐 대단한 사회문제인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까지 왜 주위에서는 요구해야 하고 당사자는 그 요구에 응해야 하는가. 도대체 무슨 권리로. 그리고 또 어떤 의무로. 하긴 그러니 정선희도 지금 더욱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일 테지만.
하여튼 덕분에 벌써부터 온갖 소리들이 난무하며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정선희를 상처입히고 있다. 무어라 입장을 밝히기도 전부터 이렇게 진흙탕이 되어가고 있다. 온갖 악취가 풍기고 악의가 넘치는. 그런데도 굳이 그에 응해 자신을 더럽혀야 할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굳이 그런 요구들에 응해 진흙탕을 구르며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을 보고 듣지 않아도 될 것들을 들어야 할 이유는? 더구나 그렇게 진실을 밝히면 사람들은 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정선희를 풀어줄 것인가? 아니라는 것을 당사자가 아닌 나도 알겠다. 결국에 정선희만이 상처투성이 패자가 되고 말 것임을. 그러고 나면 자신이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남의 일에 대해서는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그 진실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는 한 남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인 채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내 일도 챙기기 바쁜데. 어차피 개인의 일, 알고 모르고, 진실을 밝히고 안 밝히고 내 일상에 무슨 큰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그리 대단하고 중요한가?
참 연예인이라는 게 사람이 할 짓이 못 되는 터라. 남편 죽어, 친구에 친구 동생마저 자살하고, 사이가 안 좋았다지만 시어머니까지. 그런데도 쏟아지는 저 무책임한 말들이란... 좀 잦아들까 했더니만.
결국은 저 승냥이떼들이 다른 먹잇감 찾아 헤매기를 기다려야겠지. 다행히 저 짐승들은 머리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진심으로 동정하게 된다. 늦었지만. 세상엔 참 쓰레기들이 많다.
원래는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었지만 묘하게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글이라는 것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쓰기 어려워진다. 다행히 요즘은 블로그가 잠잠해진 탓에. 안타깝다.
'문화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헝그리 정신론에 대한 불편함... (0) | 2010.04.07 |
---|---|
백두산의 해체와 오해의 이유... (0) | 2010.04.06 |
왜 예능은 결방되어야 하는가 - 엄숙함과 일상에 대해서... (0) | 2010.04.03 |
너보다 못한 사람도 많아... 과연 위로인가? (0) | 2010.04.02 |
강한 사람이 오히려 약하다... (0) | 2010.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