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의 춤...

까칠부 2010. 5. 25. 07:18

뭔가 이상했다. 솔직히 구하라의 춤을 추면서 잘 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뭐랄까... 어딘가 모르게 엉성한 느낌? 더구나 니콜이나 한승연과 비교되다 보니 그리 춤을 잘 추는 건 아니구나...

 

그런데 또 가끔 보면 그런 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아니 내 눈을 잡아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느낌이 참 예쁘게 추는구나... 춤을 잘 추는 것과 예쁘게 추는 것과는 별개다. 뭘까?

 

지난주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그 답을 얻은 것 같다. 아니 그것은 이미 전에 내가 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구하라는 참 표정이 좋구나..."

 

말하자면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지만 표현력이 좋달까? 순간순간 드러나는 표정이나 디테일한 동작들이 상당히 느낌 있게 살아있다.

 

마치 연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긴 극이란 춤에서 시작했다. 인간은 먼저 춤을 추었고 그리고 노래를 불렀으며 나중에 연기를 하며 대사를 하기 시작했다. 춤이란 비언어적인 소통인 동시에 자기를, 사물과 사유를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기술적으로 잘 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그것을 잘 표현해내는가.

 

아마 이목구비가 크고 또렷하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허리와 팔다리가 남달리 가늘고 긴 것이 세밀한 부분에서도 그런 점들을 잘 드러내준다. 마치 동작을 크게 했을 때 키가 크고 덩치가 큰 강지영의 몸짓이 멤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과 같다. 엉덩이춤에서는 볼륨있는 니콜의 엉덩이와 리듬감있는 움직임이 전체를 리드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마치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표현력이 뛰어난 외모와 디테일이 잘 전달되는 신체구조가 적당한 수준의 기술과 만나 이런 느낌을 주지 않는가. 춤을 잘 추는 것은 아니지만 보기에 참 예쁘게 춘달까? 춘다기보다는 연기한다는 느낌이고.

 

확실히 연기가 지망이라더니...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또 구하라는 무대체질이라는 것이다. 퍼포머란 무대 위에서 홀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존재일 것이니. 춤과 음악을로, 퍼포먼스로써 무대 위에서 홀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퍼포머다. 춤도 춤이지만 얼마나 그것을 적절히 표현해내느냐.

 

그런 점에서 구하라의 가창력은 아쉽기만 한데... 하긴 요즘은 기계도 좋으니까. 녹음기술도 발전해 있고. 굳이 라이브만 고집하려들지 않는다면 방법은 많으리라. 연기자보다는 무대에 서는 쪽이 구하라에게는 훨씬 어울리지 않을까.

 

물론 춤을 못 춘다고 아주 몸치수준이다 그런 건 아니다. 기술적으로 보았을 때 누구나 인정할만한 퍼포먼스는 보이지 못하지 않는가. 아주 몸치라면 아무리 표정이 좋고 표현력이 좋다고 그런 게 불가능하겠지.

 

아무튼 참 희한한 팀이다, 카라는. 멤버들 외모에서부터 하나도 겹치는 것 없이 개성이 강한데, 춤마저 각자 스타일이 다르다. 정확하고 야무진 것은 한승연, 조금 오버하며 느낌있는 것은 니콜, 조금 서툴지만 표현력이 좋은 것은 구하라... 한 번 같은 춤을 셋에게 알아서 추게 해서 비교해보고 싶다. 어떨까?

 

구하라의 연기에 대해서도 기대해 본다. 그만한 표정연기라면 발성의 문제만 아니라면 연기에서도 최소한은 해 줄 것이니. 그게 가장 큰 문제인가? 일단 교정부터 끝내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