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타블로를 계기로 보는 토크프로그램의 폐해...

까칠부 2010. 6. 6. 13:53

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이다.

 

토크프로그램이라는 게 원래 진실성이 생명이었다. 여러 직업, 여러 사람들을 불러 그들의 진실한 이야기를 듣는다... 토크쇼란 매우 지루한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게 바뀌기 시작했다. 토크쇼가 토크버라이어티로 바뀌면서부터였다. 무언가 자극적이고 무언가 흥미로운... 강심장이 그 대표라 하겠다.

 

그냥 토크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그런 건 지루해서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 포털의 1면을 장식할만한 그런 화끈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때로 그것이 왜곡된 것이더라도.

 

언론에 풀리는 기사부터가 왜곡되어 있다. 포털의 기사는 낚시용 미끼다. 프로그램 자체도 그렇게 편집되어 있고,  제작진 자체가 그런 방향을 요구한다. 아니 대중부터가 그런 것을 요구한다.

 

더구나 문제가 도대체가 같은 사람이 토크프로그램에 몇 번을 출연하는가 하는 것이다. 타블로가 이제 겨우 나이 서른살이다. 살면 얼마나 살았으며 겪었다면 얼마나 겪었을까? 그렇게 일주일에도 몇 번이나 토크프로그램에 나와 털어놓을만큼 삶의 이야기가 많았을까? 그리고 그 가운데 대중이나 제작진이 좋아할마한 그런 그런 이야기는 얼마나 될까?

 

전부터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자작나무다. 조작한 거다. 꾸민 거다. 남들 한 이야기다. 솔직히 그래서 내가 토크 프로그램을 잘 안 본다. 어떤 건 때로 너무 티가 나거든. 재미없다.

 

아무튼 구조적이다. 대중은 그런 걸 바라고, 제작진은 그런 걸 요구하고 연예인은 토크프로그램 나와서 뭐라도 해야 얼굴을 내비칠 수 있고. 더구나 요즘은 또 떼거지로 몰려나와 하는 토크가 유행이지 않은가? 여러 사람들 가운데 자기 얼굴을 알리려면 그만큼 무리해야 하고.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샌가 진실해야 할 토크프로그램에서조차 거짓말을 강요하게 되어 버린 현실을? 그래야 만하는 현실을.

 

그렇다고 이제 진실한 이야기만 하겠다고 밋밋하게 나 공부 열심히 했어요... 안 볼 것 아닌가? 아니 방송에도 안 나온다. 통편이다. 그러면 예능감 없다 재미없다 욕하고. 그리고는 대중으로부터나 방송으로부터나 외면당하여 철저히 소외될 것이고. 자기 얼굴을 알려야 하는 연예인일 터인데.

 

기회가 되었다. 그동안 토크 버라이어티의 방식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었다. 그를 요구하는 대중들에 대해서도. 타블로는 그 계기가 되었을 뿐. 물론 타블로가 어디까지 거짓말을 했고 이유가 무엇인가는 상관없다. 그러난 현상이 그렇지 않은가.

 

음악인을 불러다 놓고도 음악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듣기보다 신변잡기적인 이야기에 집착하고 마는 현실이... 뭐 시간은 흘러가는대로 맡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보지 않는게 내 맞는 방식이다.

 

아무튼 스탠포드 학위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그동안의 예능에서 나와 한 말들이 과연 용인될만한 구라였는가, 아니면 절대 용서해서는 안되는 사기였는가? 거기서도 갈리기는 하겠다. 나야 어차피 예능이란 게 그런 것이니 뭐 그리 대수겠느냐 하는 심정이지만. 연예계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닐까? 도덕불감증까지는... 어차피 재미있자고 묻고 듣고 물어뜯고 하는 것일 것이면서.

 

그냥 한 번 생각해 보았다. 평소 토크 프로그램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터라. 솔직히 재미없다. 내게는.

 

확실히 대세에서 벗어나 있다는 건 무척 성가신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