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사람들이 가장 생각없이 쓰는 말이 상식일 것이다.
원래 상식이란 근대에서 나왔다. 보편화된 사고. 보편화된 지식. 보편화된 판단.
그러나 이 상식이란 항상 예외가 있다는 것이다. 보편이 전체가 아니다.
그런데 어느새 사람들은 이 보편을 전부라 여긴다.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돼?"
다수가 그런다면 이해나 간다. 한 사회에서 다수가 그같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다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몇몇 개인이라면 얼마든지 그같은 상식에서 벗어나 행동할 수 있다.
돌이켜 보라. 자신이 항상 상식에 맞게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는지.
상식이란 결과이며 현상이지 어떤 원리나 원칙은 아니다.
그런데 착각한다. 그리고 대개 그 상식이란 자신의 경험에 기초한 상식이다.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그러나 자기가 아니라는 거지.
세상 일이란 항상 자기를 먼저 지우고 볼 때 바로 보인다. 물론 나도 잘 못 한다.
내가 이럴 테니까 너도 이래라. 뭔 이런...
어쩌면 이런 것들이 네티즌이라는 괴물을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상식적으로 말이 돼?"
그 말이 같은 상식을 공유하는 네티즌으로 하여금 절대적인 확신을 갖게 만드는 거지.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나도!"
"아, 모두 그렇구나..."
이런 걸 가지고 집단극화네 뭐네 하는 모양이지만 한 마디로 바퀴벌레 와글거리는 소리나 별 차이가 없다.
아, 난 왜 이렇게 네티즌이 싫을까?
역시 이건 내가 평생 버리지 못할 숙제와 같을 것이다. 아주 소름이 돋는다.
상식이란 말 함부로 쓰는 게 아니다. 스스로 상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살았다면 모를까.
하긴 그건 또 그것대로 무섭긴 하다. 철저히 상식적인 인간이라... 그런데 누구의 상식인 거지?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되는 건 무척 쉽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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