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이야 당연히 들어서 좋은 음악이다. 나쁜 음악이라면 듣기 싫은 음악일 것이다. 그러면 그보다 더 나쁘다면?
요즘 음악을 들어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음악들이 있다. 싫다는 감정조차 없다. 그런 걸 들었나?
하는 말이다.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
뭐라도 들려야 판단을 할 게 아닌가? 뭐라도 느껴지는 게 있어야 좋아하든 싫어하든 하지. 즉 아무것도 없는 그냥 대중음악?
원래 그런 게 대중음악이기는 하다. 대중음악이란 전형성에 기댄다. 장르라는 게 그런 거다. 진부함이야 말로 대중음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뻔한 건...
음악만이 아니다. 만화든 드라마든 영화든 마찬가지다. 차라리 욕이라도 할 수 있으면... 욕이라도 나오는 영화는 무언가 보이는 게 있다. 느껴지는 게 있다. 그조차도 없다는 건 뭔 뜻일까?
작품이란 작가와 대중과의 소통의 통로다. 즉 작품을 통해 대중은 작가를 만나고 작가는 대중을 만난다. 그런데 거기에 작가가 없다. 그러면 그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오늘도 뮤직뱅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나쁘지는 않은데 좋지도 않구나. 좋지는 않은데 나쁘지도 않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그런 게 아니라 몇몇. 그나마 가수에 대한 호감이 음악을 끝까지 듣게 했달까?
왜 아이돌인가. 결국 음악이 좋아 듣는 게 아니라 누가 부르는가. 음악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부르는 당사자가 좋은 것이다. 그러니 그리 음원이 나오자마자 한 순간에 1위에 오르고 그 뒤로 주루룩 떨어져내리는 것이겠지. 음악이란 듣고 또 들으며 그 맛을 알아가는 것인데.
가장 좋은 것은 성공하는 것. 그 다음 좋은 것은 실패하는 것. 가장 안 좋은 것은 아무것도 않는 것.
이 경우에도 통한다 할 수 있겠다. 좋은 것은 좋은 음악, 나쁜 것은 나쁜 음악,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은 더 나쁜 음악. 얼마나 생각없이 고민없이 만들었으면.
생각하는 자체도 시간낭비다. 그냥 틀어놓으면 알아서 흐르겠지. 들리지도 않는.
차라리 욕을 할 수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는 것이다. 욕도 안 나오는 건...
연예인도 욕도 안 나오는 연예인은 참 의미없다. 안티도 팬이라는 이유일 것이다. 욕도 할 가치가 있어야지.
뭐 그렇다. 아무튼. 꽤 지루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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