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김기덕 감독에 대한 안타까움...

까칠부 2011. 5. 15. 09:51

누군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 매일같이 두들겨맞고 놀림당하고 심부름이나 하고...

 

그런데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영화로 만든다. 있는 그대로를 고스란히 화면에 담아낸다. 과연 왕따를 당하던 누군가는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김기덕이 욕을 들어먹는 이유다. 여성들이 김기덕을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 그것이 현실이니까. 모욕적이고 비하적인 그것이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나쁜 남자"... 정말 적나라하다. 당장 보이지 않는가? 대스타마저도 끌어내려 진흙탕에 굴리고자 하는 대중의 욕구가.

 

"너도 나와 같다!"

 

비틀스도 나와 다르지 않다. 마이클 잭슨도 뻔하지 않은가. 손에 닿지 않는 무언가를 그대로 지켜보기에는 대중의 비루한 오만이 만만치가 않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흔히 하는 말 있지 않은가? 똑똑하고 잘나고 유능한 여자는 모두가 창녀다. 그렇게 만들어야 마음이 놓인다.

 

대개가 그렇다. 그러니 기분이 좋을 리 있나. 한국사회에서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죄다. 기분나쁘게 했다는 것은 악이다. 그래서 김기덕은 한국사회에서 죄악에 속한다.

 

김기덕을 배신했다는 그 감독이나 프로듀서도 그래서 이해가 되고. 그는 죄인이니까.

 

어쩌면 가장 치열하게 현실을 담아내고 있기에 외면당하는 감독.

 

그것이 현실임을 알기에 외면할 수밖에 없는 아티스트.

 

내가 보는 김기덕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자체가 죄일 터이므로.

 

한국사회는 그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도 리얼버라이어티에서조차 판타지를 추구한다. 한국 대중이 바라는 리얼리티란 판타지에 대한 보다 첨예한 가공을 뜻한다.

 

참으로... 아무튼... 언제고 김기덕 영화에 대한 평도 써 보면...

 

아, 보고 있으면 나도 토할 것 같아서 말이지. 그런 게 현실이니까. 두 번 보고 싶지는 않다.

 

정말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영화평도 써볼 수 있겠다. 힘든 영화다. 내공이 필요하다.

 

김기덕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참 안타까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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