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왕의 자격...

까칠부 2013. 9. 16. 17:03

흔히 사람들은 생각한다. 백성들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세상에 그런 왕이 어딨나?


왕의 자질은 하나다. 탐욕이다. 권력에 대한 탐욕. 드라마 '프레지던트'에서는 그것을 '권력의지'라는 말로 잘 정리했더만. 내가 권력을 가지겠다. 내가 내 나라 내 백성들을 가지겠다.


나라라는 것이 독립된 단위라서가 아니다. 백성이라는 것이 독립된 주체라서가 아니다. 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내 소유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위해 최대한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탐욕 대신 관용을 보인 왕들도 많았다. 어떻게 되었을까? 건문제의 어설픈 관용은 자신을 보위하던 신하들과 그 일족의 죽음을 불러왔다. 부견의 관용 역시 또다른 혼란을 불러왔을 뿐이다. 한신과 영포를 죽였기에 한나라는 지속될 수 있었다. 강희제도 도르곤을 죽였다. 


그래서 왕에게는 부끄러움이 없다. 단순히 밤일에 대해 하는 말이 아니다. 왕이 하고자 하는 일이 왕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그것은 언제나 정당하다. 부모를 죽이고, 형제를 고문하고, 자식을 유배보내고... 그래서 왕이 자신의 자리만 굳게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나라만 안정될 수 있다면. 왕이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죽이는 수보다 왕이 왕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을 때 죽어나가는 수가 더 많다. 단종이 쫓겨나고 그 과정에서 죽어간 이가 도대체 몇이나 되던가. 광해군을 비난하던 이들도 영창대군과 임해군을 죽인 일 만큼은 무어라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왕은 무오류하다. 왕에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이 있어서는 안된다. 만일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신하의 탓이다. 자기가 이순신을 추천했으면서 정작 이순신에게 죄를 물어야 할 때가 되니 그 책임은 류성룡에게로 돌아간다. 그게 왕이다. 


훌륭한 왕을 보게 된다.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다. 자기는 아무 문제도 없다. 모두 아랫사람들이 한 일이다. 위에서 그저 굽어보며 몇 마디 덕담만 하면 된다. 그러면 백성들은 그를 추앙한다. 충성스런 가신들에게 둘러싸여 자기와 관련된 불리한 것들은 모두 피해가며 오로지 권력만을 탐욕한다. 그래서 정치까지 잘한다면 성군이 될 수 있겠지. 새로운 왕조가 시작되려는 것일까?


내가 북한의 김씨일가를 싫어하는 이유기도 하다. 북한주민들은 그렇다면 그들의 소유였을 터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책임 역시 김씨일가에게 있다. 심지어 지금 김정은은 군부에 휘둘리고 있다. 어이없는 일이다.


왕에게 가장 요구되는 자격일 것이다. 탐욕, 그리고 무치. 무오류. 하기는 네티즌도 그러고 놀고 있다. 권력을 가진 자의 속성일까? 웃기기도 하고... 21세기임을 다시 확인해 본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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