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악플러와 아동학대...

까칠부 2010. 4. 16. 00:17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악플러야 말로 아동학대의 산 증거가 아닌가.

 

원래 폭력은 유전된다고 한다. 폭력에 노출되는 순간 사람은 폭력에 무감각해진다. 스스로 폭력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느끼지 못하게 된다.

 

즉, 내가 괜찮으니 남들도 괜찮겠거니...

 

맞아 보니 각목으로 한 스무대 맞는 정도는 견딜 수 있다는 거다. 죽지는 않는다. 그러니 그렇게 남들도 때릴 수 있다. 당연히 집에서 온갖 언어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면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잘못이 있으니까 어떤 말을 듣더라도 어쩔 수 없다."

 

도대체 저런 말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란 무엇일까? 달리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하여튼 한 번 야단치기 시작하면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끄집어내어 인격 자체를 부정하고, 한 가지를 잘못했으니 다른 것들도 문제라는 식으로 인간 자체를 부정하고... 흔히 보는 모습들이다. 과연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나중에 어떤 문제를 대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더불어 아예 방치된 아이의 경우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지다. 때리는 것만 학대가 아니다. 방치하는 것도 학대다. 이 경우도 타인의 고통에 대해 역시 무지하다. 맞아본 적이 없으니까. 그보다는 타인과의 관계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제대로 학습한 적이 없으니까.

 

오히려 정의감으로 누군가를 비난하고 상처입히고, 심지어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것에 대해서까지 저주할 수 있는 그 생각없음은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리라. 관계에 대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전혀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방치와 학대가.

 

즉 악플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내제된 어떤 심각한 문제에 대한 드러난 증상이 아닐까. 그렇게까지 인간들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지하며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는.

 

그러고 보면 또 생각나는 말이 있다.

 

"쉽게 돈을 버는데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우리사회에서 또 흔히 쓰는 말이다. 회사에서 인간적인 모욕을 당하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그래서 도저히 못 다니겠다 버티지 못하고 나오면 바로 말한다.

 

"남의 돈 버는 게 쉬운 줄 알아?"

 

그래도 참으라. 아무리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이더라도 일단 일이니까 참으라. 오히려 참지 못하고 신고하고 하면 그게 배신자가 되어 버리고.

 

왜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가려 하지 않는가. 근무조건을 보면 나온다. 근무시간이며 급여며 환경이며... 그러나 돈을 벌려면 그 정도는 감수하라. 급여를 올리고, 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기보다는 그냥 견디라. 참고 견디라. 그러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거라.

 

애들이 뭘 듣고 보고 자라겠는가? 아직 어린 녀석들이 뭔 생각이 있어 말하고 행동하고 하겠는가? 그것은 어디로부터 비롯되겠는가?

 

애새끼들은 저리 길러버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아닌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바로 저러한 정서장애란 불우한 성장기로 말미암은 발달장애가 아닌가.

 

정신병이라는 거다. 악플이라는 것도. 더구나 그것이 악플이라는 것도 모르는 선량한 리플러들이라는 것은. 정의롭고 당당하며 도덕적인 악플러란.

 

그래봐야 개새끼에 쓰잘데기없는 애새끼들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아무리 낫살 쳐먹었어도 제대로 어른이 되지 못하면 그냥 애새끼일 뿐이다. 대개는. 과연...

 

그냥 해 보는 생각이다. 과연 실제 아동학대로 인한 정서장애며 발달장애인가. 나야 전문가가 아니니 확언은 못하겠지만 어쩌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문득 악플러를 보면 그 부모를 보고 싶어지는 이유다. 자식새끼 도대체 어떻게 가르쳤는가. 어떻게 길렀기에 이 모양들인가.

 

아동학대는 아동 개인의 문제가 아닌, 혹은 부모자식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이기도 하다는 거다.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