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245

천원돌파 그렌라간 - 어색한 작위와 불편한 가치관, 다름을 인식하며

제목이야 아주 오래전부터 들어 왔었다. 특히 역대 로봇메카들의 크기를 비교하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역대 가장 거대한 로봇으로 주역로봇인 천원돌파 그렌라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하지만 거대로봇물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많아 줄어들어 있던 터라. 무엇보다 일부러 찾아서 다운로드받아 보는 자체가 번거로웠었다. 덕분에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애니메이션을 새롭게 찾아 본 것이 몇 없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한 달 사용료만 내면 등록된 작품을 거의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하필 추천동영상으로 올라와 있었다. 봐야 할까? 일단 거대로봇물이라는 점에서 걸리고, 시작부분에 작화스타일이 내 취향과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무엇보다 70년대의 그것과 다른 매우 인위적인 과장된 열혈이 지금의 내게는 무..

기타 2021.08.16

섬광의 하사웨이 - 30년만의 만남, 그러나...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끝날지 알기 때문이다. 무려 30년 전부터 결말을 알고 있었다. 아마 그때였다면 오히려 더 즐겁게 기대하며 보았을 것이다. 확실히 지친 것을 느낀다. 삶은 고단하고 현실은 지난하다. 허구에서마저 현실과 같은 아픔과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다. 해피엔드가 좋다. 배드엔드는 이젠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미루고 있었다. 드디어 선라이즈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보지 말아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다. 이미 너무 늦었다. 어차피 원작부터가 정사로 여겨지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역습의 샤아'가 아닌 토미노 요시유키의 소설 '벨토치카 칠드런'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설정이나 이야기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바로 '역습의 샤아' 뒷시대를 배경으로 '건담 ..

기타 2021.07.17

이것은 좀비입니까? - 하렘물의 정석과 왕도

취향저격이다. 무엇보다 남자인 아유무가 마장소녀로 변신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하렘물다운 다양한 여성캐릭터의 개성도 매력적이었다. 입을 열 때마다 독설을 내뱉는 세라핌의 캐릭터는 좀 전형적이었지만 스스로를 천재라 주장하는 하루나나 지나친 마력의 소유로 인해 말과 감정표현에 제약을 받는 유우의 캐릭터는 흥미로웠다. 대놓고 아유무의 엉덩이와 다리를 언급하며 반하는 모습도 그동안의 러브코미디에 대한 안티테제였을까. 남성만 여성의 신체의 일부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여성 역시 마찬가지다. 하렘물이면서 여성을 수단화 도구화한다는 느낌이 없다. 각자 자기 자리를 가지고 공존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어쩌면 아유무가 수많은 여성캐릭터 가운데 가장 평범한 - 그런 의미에서 가장 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

기타 2021.06.28

일곱 개의 대죄 - 때로 먼치킨이 필요한 이유

작가의 전작인 '라이징임팩트'를 무지 재미있게 보았었다. 그래서 차기작인 '일곱개의 대죄'도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전작주의라 할 정도로 한 번 꽂히면 작가의 전작부터 최근작까지 빠짐없이 모두 찾아보는 편이다. 그런데... 무려 한 나라의 공주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겠다고 어렵게 찾아나선 강자들이란 것이다. 이들이라면 성기사들의 전횡을 막고 다시 왕과 나라를 구해 줄 것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쳐맞는다. 별로 이야기가 진행된 것 같지도 않은데 하여튼 여기저기서 쳐맞고 다니는 모습만 보여준다. 최소한 어느 정도 내용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힘에서는 압도하면서 다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인하고 악랄한 적의 책략과 조직에 고전하는 정도를 보여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심지어 일 대 일 싸움에서조차 ..

기타 2021.06.22

쿠로무쿠로 - 전혀 긴장감없는 거대로봇 거대서사

일단 적인 에피돌그가 너무 허접해서 긴장감이 전혀 없었다. 지구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우스만으로도 에피돌그의 양산형인 헤드리스를 상대로 거의 무쌍을 찍을 수 있었다. 헤드리스를 상대로 무쌍을 찍는 걸 넘어서 간부용 커스텀 메카닉을 상대로도 제법 선전할 수 있을 정도까지 되었다. 마지막에 등장한 대장기 오거가 그래도 대장기다운 위력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래봐야 한 방에 침묵이다. 이런 놈들이 우주를 넘어서 지구를 정복하러 온다고? 무려 450년이다. 4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구의 문명은 에피도르그의 선견대를 어느 정도 맞설 수 있을 만큼 발전해 있었다. 그에 비하면 에피도르그의 기술수준이란 450년 전 기체인 쿠로무쿠로, 자기들 말로 검은 그란돌을 상대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기타 2021.06.21

오버로드 - 군주 아인즈 울 고운, 무능하지 않다는 이유

한비자나 마키아벨리가 작품속 아인즈 울 고운 - 모몬가를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 칭찬했을 것이다. 군주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학습하는 것이 아니다. 연기하는 것이다. 군주로써 군주답게 자신을 연기하며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군주로써 아인즈 울 고운은 절대 무능하지 않다. 아마 알베도나 데미우르고스가 없었어도 아인즈 울 고운이라면 자기 능력 안에서 어떻게든 나자릭의 체계를 만들고 운용하지 않았을까. 알베도나 데미우르고스가 있기에 그 능력에 맞춰 나자릭의 영역을 확장하다 보니 아인즈 울 고운의 역량을 넘어선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결국 실무적인 능력은 차치하고라도 알베도나 데미우르고스의 건의로 방침이 정해졌을 때 그 안에서 적절히 나자릭의 전력을 운용하여 결과를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

기타 2021.06.06

오버로드 - 스즈키 사토루에 대한 감탄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애니를 먼저 보고 바로 꽂혀서 e북까지 전권 구매해서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감탄했다. 작가의 묘사와 달리 스즈키 사토루란 오히려 아인즈 울 고운보다 더한 먼치킨이 아닌가. 첫째 작품내 설정에 따르면 스즈키 사토루는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저학력자다. 그런데도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형편없는 블랙기업에서 무려 12년이나 그것도 실적이 최우선인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작품에 묘사로 보면 평사원으로 12년 동안 거의 승진도 못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정사원도 아닌 계약직일 가능성이 더 높을 텐데 심지어 월급의 3분의 1을 쓰는 것으로 최상위권 과금러가 되었을 정도까지 되어 있었다. 게임에 돈 써 본 사람은 안다. 그 정도 인기게임에서 상위권 과금러가 되려면 도대체 어느 정도 돈을..

기타 2021.05.31

오버로드 - 위그드라실이 종료되는 이유

나무위키를 보니 어떻게 그 정도 큰 인기를 누리던 게임이 고작 12년만에 서비스종료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문장이 보인다. 간단하다. 소설에서도 서술되고 있었다. 게임 위그드라실은 사실상 만렙인 100레벨이 시작이다. 첫째 롤플레잉의 목표는 레벨업이다. 말 그대로 경험치를 모아 레벨을 올리는 것을 포함 아이템을 통해 능력을 강화하는 것까지 게임을 하는 만큼 더 강해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둘째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그렇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컨텐츠를 요구한다. 새로운 컨텐츠란 곧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또다른 기회인 것이다. 새로운 컨텐츠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과 스킬과 직업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100렙이 만렙이랬으니 직업은 가지지 못할 것이고, 그래도 컨텐츠를 통해 아이템을 얻고 ..

기타 2021.05.16

닥터스톤이 박무직 만화였구나

일본만화 닥터스톤이 국내에 정식발매되고 있지 않은 이유가 박무직 때문이란다. 바로 이해해 버렸다. 나도 boichi가 박무직이란 사실을 기억해내고 보기를 그만두고 있었으니. 다른 것 다 떠나서 박무직 만화는 재미가 없다. 그냥 스토리를 못 쓰는 것을 떠나서 만화를 재미없게 그리는데 탁월한 재능같은 걸 느낄 때가 많다. 어째서 작가에게 자의식이 지나치면 작품이 재미없어지는가 보여주는 산 증인이라고나 할까. 평소 박무직의 언행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자신을 원리화한다. 원리와 자신을 일체화한다. 그를 통해 자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 어이스턴트에 대한 착취나 비인간적인 폭력 등도 그런 연장에 있을 것이다. 그마저도 박무직답게 딱 자신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어시스턴트를 괴롭히..

기타 2021.04.24

승리호 - 장르와 클리셰의 관계, 일부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

오래전 어느 무협소설작가로부터 동시대 다른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이 오래전 고인이 된 서효원과 사마들에 대한 비교였는데, 서효원은 소설의 마지막을 먼저 구상하고 나머지를 채워넣는다면 사마달은 작품을 써나가는 동안 마지막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서효원은 철저히 계산해서 쓰고 사마달은 임기응변으로 쓴다는 것인데, 그래서 나온 말이 사마달은 소설을 쓰다가 막히면 주인공을 주루로 보낸다는 것이었다. 어찌되었거나 주루에만 가면 뭔가 사건이 생기고 이야기가 풀린다. 사실 이건 사마달만의 경우는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 무협소설들이 뭔가 이야깃거리가 막히면 일단 주루부터 가서 사건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굳이 작가를 열거할 필요도 없이 대부분 무협소설 작가들이 ..

기타 202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