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90

육체노동과 조상님 생각, 나의 신체구조에 대해

요즘 나는 새삼 내 조상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편하게 살았던 것일까? 나는 손가락이 짧다. 더구나 손가락이 가늘기까지 하다. 손톱도 약하다. 오래전 노홍철이 하하와 캔따기 내기를 했을 때 그의 패배를 예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손톱밑살이 너무 약해서 손톱만으로 캔을 따는 게 무리다. 노홍철식으로 캔을 따면 내 손톱은 바로 너덜너덜해진다. 운동을 하면서 더욱 느낀다. 힘은 부족하지 않다. 지구력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자잘한 노동을 위한 손가락과 손, 그리고 전완근은 진짜 쓸데없이 약하기만 하다. 항상 손가락과 손등에 고통을 느끼는 이유일 터다. 몸을 쓰는 일을 하니 짧고 가는 손가락이 바로 패널티가 된다. 손톱이 약한 것이 그나마 손에 힘을 주는 것에 방해가 된다. 그러면서 달리기 한 ..

나의 이야기 2022.05.15

모카포트 뉴브리카 2020에 만족하며

원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려 했었다. 워낙 커피를 좋아하는 터라. 특히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 액상 더치커피로는 도저히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에스프레소 액상은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다. 그렇다고 믹스커피를 진하게 타면 되지 않느냐? 그 맛이 아니라니까. 하지만 관리할 자신이 없다. 매일 11시간씩 일하는데 평일에 자느라 과연 커피를 내려먹을 시간이나 있을까? 그래서 다시 모카포트로 돌아간다. 그런데 또 가스렌지를 인덕션으로 바꿔 놨네? 그래서 전에 쓰던 모카포트 브리카는 버렸다. 일도 바쁘고 몸도 피곤하고 더구나 인덕션까지 들여 놓으니 한 1년 쓸 일이 없어서 알미늄이 그냥 썩어 버렸다. 하얗게 녹이 슬어 있는데 이거 녹 제거하고 써볼까 하다가 깔끔하게 포기. 안에 바퀴벌레까지 들어가 죽어 있더라. 그..

나의 이야기 2022.03.05

여름의 보드카

그동안 막걸리만 입에 달고 살다가 여름이고 하니 어떻게 하면 더 시원하게 술을 마실까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이랄 것도 없었다. 시원하게 술을 마시자면 역시 증류주와 얼음이다. 거기에 탄산수를 더하면 막걸리와 맥주의 청량감까지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증류주는 무엇으로 할까?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았다. 소주와 고량주, 위스키까지. 하지만 역시나 탄산수와 얼음으로 희석해 먹으려면 잡스런 맛과 향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알콜일수록 좋다. 안동소주도 괜찮긴 하지만 제대로 된 건 너무 비싸다. 이미 시험하기 전에 결론은 나와 있었다. 역시 이렇게 먹는 건 보드카가 최선이다. 보드카와 탄산수와 얼음을 채운 컵을 모니터 앞에 두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과일청까지 넣어 대충 뒤섞는다. 비율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텍사스 ..

나의 이야기 2021.08.16

막걸리, 우국생vs지평생

지난주 괜히 술사러 멀리 가기 싫어서 집근처 편의점에서 지평생 막걸리를 사놓고 마시게 되었다. 사실 맛도 그리 좋은 편이라 할 수 없는데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지끈거리더라. 피곤해서 그런 것인가? 자고 나서도 피로가 풀리지 않을 정도로 그동안 피로가 쌓여서 그런 것일까? 그런데 그동안 즐겨 마시던 우국생을 굳이 멀리 마트까지 가서 사다 마시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자고 일어나도 두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술은 비싼 걸 먹어야 하는 것일까? 우국생이 분명 지평생보다 조금 더 비쌀 것이다. 대신 광고는 지평생이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믿고 마신 것인데 고작 한 병에 몇 백 원 가지고도 이 정도 차이가 나고 만다. 지평생이 좋은 점이라고는 막걸리 섞는다고 흔들었을 때 탄산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한 가..

나의 이야기 2021.07.11

컴퓨터 파워 터졌었다

나름대로 컴퓨터를 썼다면 썼을 텐데 지금까지 파워가 폭발하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었다. 그나마 파워 혼자 사망하거나 조용히 컴퓨터 전체를 끌어안고 뒈지는 것은 봤었다. 파워에 돈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다. 아마 2년 전이었을 것이다. 돈도 없는데 아무 준비없이 컴퓨터가 갑자기 사망해서 새로 맞춘 적이 있었다. 파워를 타협한다고 잘만을 썼었는데 어제 그만 그게 폭발하고 말았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옇게 연기가 자욱하더라. 바로 컴퓨터 밖에 내놓고 파워부터 주문했다. 그리고 오늘 주문한 파워가 와서 장착하고 확인했다. 이놈이 혼자 죽었구나. 파워가 폭발한 건 충분히 욕할 일인데 그래도 뒈지면서 혼자 뒈졌으면 정상을 참작할 만하다. 진짜 개같은 파워는 죽을 때 혼자 죽지 않거든. 그것도 골골대면서 다른 부..

나의 이야기 2021.03.03

RGBW도 쓸데가 있다는 이유

어머니가 와서 계시기로 했다. 그래서 방 하나 남은 것 깨끗이 치우고 컴퓨터와 TV를 세팅했다. 일단 TV는 모든 채널이 깨끗하게 잘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사실, 아 이래서 RGBW도 설 자리가 있는 거구나. TV를 사는 김에 이번에는 RGB패널을 일부러 검색해서 구입해 봤다. 선명한 건 좋은데 너무 어둡다. RGBW에 익숙한 눈으로 보려니 화면이 전체적으로 너무 어둡고 무겁게 느껴진다. RGBW는 가까이서 보면 흐릿하긴 해도 동영상으로 거리를 두고 보면 쨍한 게 괜찮았거든. 그래서 TV 처음엔 잘못 샀는 줄 알았다. 어차피 내장그래픽 연결해서 쓸 거라 FHD 이상은 언감생심이다. 간단한 캐주얼 게임이나 넷플릭스 정도만 돌아가면 되는 거라서 무리하지 않았다. 아무튼 이래서 RGB..

나의 이야기 2021.02.21

느린마을 막걸리는 일주일 묵히면 더 맛있다

요즘 마트 가는 것도 귀찮아져서 온라인으로 주문가능한 막걸리를 주로 사서 먹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기왕 먹는 것 좋은 것 먹자고 첨가물 없이 전통 양조법으로 만들었다는 느린마을 막걸리를 주문해 먹고 있는데, 이게 참 흥미롭다. 아마 마트에서 그냥 사들고 왔으면 전혀 모른 채 지나갔을 것이다. 느린마을은 일주일째가 가장 맛있다. 처음 주문하고 배송되어 왔을 때 느린마을 막걸리의 맛은 좀 심심한 편이었다. 살짝 텁텁한 그냥 무난하고 평이한 맛이라고나 할까? 자극적인 맛이 없어서 오히려 여러 안주에 잘 어울린다는 - 특히 김치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일주일에 이틀 주말에만 술을 먹으면서 한 번에 5병 배송된 것을 다 먹어치우지 못하고 다시 일주일 묵혔더니 전혀 다른 맛이 느껴졌다...

나의 이야기 2021.02.08

소소한 복수와 웃음, 전직장의 구인광고를 보면서

'밥이 되어라'를 몰아보다가 문득 생각났다. 말했듯 작년 여름 상당히 불쾌한 과정을 거치며 전직장을 그만뒀다. 감정이 얼마나 상했으면 그래도 전직장보다 더 받는 일을 해야 한다며 3개월 넘게 놀고 있었을까. 그런데 그렇게 찾은 새로운 직장에서 거의 2배 월급에, 더 나은 근로조건에, 심지어 계약직도 아닌 무기계약직까지 되었으니 기분이 어떻겠는가. 무기계약직이란 한 마디로 직급과 직무의 변화 없는 정규직이라 할 수 있다. 승진도 부서이동도 없지만 대신 정년까지 고용은 보장된다. 전직장에서는 계약직이었었다. 우연찮게 전직장의 고용광고를 보았다. 월급이 웃음이 난다. 작년 내가 받던 월급이다. 그 개고생 하면서 그 월급 받는가. 생각해보면 그때 그딴 식으로 나를 내보내지 않았으면 지금도 그 일 하고 있었을 것..

나의 이야기 2021.02.07

모니터를 바꾸다

얼마전 바퀴벌레 한 분이 모니터 안에서 사망하셨다. 드라마 보는데 모니터 위에서 얼쩡거리길래 잡으려 휴지로 눌렀더니 그만 패널 사이에서 눌려 사망하고 만 것이다. 드라마 볼 때마다 배우 얼굴 위에 배터진 바퀴벌레가 보인다. 씨발. 여기서 욕은 좀 이해해 주어야 한다. 드라마 볼 때마다 배터진 바퀴벌레랑 상봉하는데 욕 안 나올 사람 있을까? 그래서 이건 뭐 중고로도 팔지 못하고 새로 모니터를 장만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중소기업제 40인치 4k모니터를 한 대 구입하게 되었다. 마침 지마켓에서 설이라고 쿠폰을 뿌리는 중이라 할인도 꽤 받아서 20만원 초반대에 구할 수 있었다. 아마 가격대나 제품설명을 봐서는 tn은 당연히 아닐 테고 va패널이 아닐까. 그리 대단한 품질을 기대할 수 없을 테니 그냥 요즘 게임도 ..

나의 이야기 2021.01.30

물류일 2주간의 감상과 보고

지지난주부터 단기 계약직으로 물류일을 하고 있다. 단기 계약직이 일용직보다 좋은 점은 별 말 없이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서 퇴근하고 돈을 월급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4대보험도 적용되고, 각종 연차니 경조휴가니 하는 것들도 적용된다. 그럼에도 느끼는 것은 더럽게 힘들다. 대한통운이 지금 물류를 소화 못해서 난리난 이유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일은 더럽게 힘든데 최저임금이다. 야간수당 더해지니 꽤 받는 것 같은데 그래봐야 최저임금이란 것이다. 기왕에 최저임금 받고 일할 것이면 누가 그 힘든 상하차 하려 하겠나. 물류에도 여러 일이 있다. 기왕에 같은 돈 받고 일할 것이면 분류나 피킹을 하지 상하차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분류나 피킹보다는 상하차가 다 성격에 맞더라. 아무 ..

나의 이야기 202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