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821

구미호뎐 - 이누야샤의 그림자, 깜짝 놀라다!

솔직히 쫄았다.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자매 귀신에게 붙잡혀 있던 것을 구해준 표재환이 한순간에 사라졌을 때. 그리고 바로 소파 밑에서 자매귀신이 머리만 쑥 내밀었다. 뭐 이리 무섭냐? 전체적인 설정은 일본만화 '이누야샤'를 상당히 의식한 듯한 느낌이다. 이를테면 대요괴의 후계자인 셋쇼마루가 인간 여자와 사랑에 빠지자 반요인 이누야샤가 질투하여 덤비는 상황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원래 '이누야샤'에서도 셋쇼마루가 아무래도 형이다 보니 인격적으로 더 성숙한 반면 이누야샤는 아이같이 철이 덜 든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다만 '이누야샤'에서는 셋쇼마루와 이누야샤의 사이가 드라마에서처럼 그다지 좋지 못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만의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 배경이 한국이다. ..

드라마 2020.10.18

미씽, 그들이 있었다 - 단 하나 사랑하고 행복했던 기억만을 남기고

어쩌면 위로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미련이고 집착이거나. 간절히 바란다. 어딘가 살아있기를.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그래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기를. 자기를 기억하고 있기를. 대부분 남겨진 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죽은 이들의 마음은 그런 남겨진 이들의 마음이 머물던 공간이 아니었을까. 끝내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기에 떠나야 할 이들을 억지로 그곳에 붙잡아 놓는다. 보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면서도. 단지 그랬으면 싶은 바람만으로. 설정부터 신선했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니. 우연한 계기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들을 보게 되었는데 하나같이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이들이었다. 시신을 찾으면 원래 가야 할 곳으로 떠나게 된다. 시신을 찾고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

드라마 2020.10.12

비밀의 숲2 - 세곡지구대의 이유, 검찰과 경찰의 축소판

세곡지구대 사건으로 그렇게 길게 끌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세곡지구대는 검찰과 검찰조직의 축소판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동료를 위한 것이었다. 더이상 어머니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동료를 위해 한시적으로 자기들의 손을 더럽히기로 한 것이었다. 법이 바뀌어 보험이 적용되면 그때는 치료비 걱정도 덜 수 있을 테니 그때까지만 눈 딱 감고서 부정한 돈이라도 받자. 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마음처럼 그렇게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를 고리로 서로 감시하고 지켜주며 끈끈한 공범간의 유대와 연대를 만들어간다. 다시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이는 배신자며 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지구대로 발령받은 동료를 따돌리고 끝내는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우태하도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었다. 이 ..

드라마 2020.10.05

비밀의 숲2 - 리얼과 언리얼, 너무나 언론같은 기자들의 위화감

묘하게 리얼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기소권이 검사인 자신에게 있으니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과자로 만들고야 말겠다. 그것도 당사자를 직접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황시목에게는 한여진을, 한여진에게는 최빛을 인질로 삼아 위협한다. 여기서 더 계속하게 되면 최빛과 한여진이 다칠 수 있다. 자기는 상관없다. 검사 그만둬도 부장까지 달았으니 갈 곳이 많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 아닌가. 물론 언론은 이런 내용따위 절대 기사로 내보내지 않는다. 현실과 한참 동떨어졌다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원래 기자들은 경찰서가 출입처로 정해지면 서장실 문 박차고 들어가는 것부터 배우고, 검찰청이 출입처로 정해지면 검사에게 차 얻어마시는 것부터 배운다. 경찰은 때로 기자라는 신분을 앞세워 윽박지르기도 하고 안되면 멋대로..

드라마 2020.10.04

비밀의 숲2 - 마침내 찾은 서동재와 넥타이, 마지막 퍼즐의 조각을 향해

역시 만만치 않네. 작가는 스릴러를 써야 한다. 아니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작가가 만든 어드벤처 게임을 해 보고 싶어졌다. 작가가 미로를 만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 낚일까? 낚인 줄도 모르고 헤매다가 여기가 어딘 줄도 모르게 말라죽고 말 것이다. 여기가 길인가 싶으면 아니고, 이제 여기가 진짜인가 싶으면 그것도 아니고, 그래서 저기는 그냥 함정이겠구나 싶으면 거기가 길이었다. 이런 식으로 또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구나. 무심코 지나쳐 듣고 말았다. '편지도 왔다고 하고, 증인도 나타나고', 그런데 편지는 범인이 보냈잖은가? 범인이 자기 욕하는 댓글들에 열받아서 서동재 넥타이 잘라 피까지 묻혀서 경고삼아 보냈던 것 아니었던가. 그런데 아니었다. 편지는 범인 김후정이 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김후정..

드라마 2020.09.28

비밀의 숲2 - 뒤통수치는 반전, 통영에서 서동재의 단서를 찾다!

검경수사권조정은 그저 거들 뿐. 메인이라 여겼던 주제가 사실은 곁가지였고, 그저 사족이라 여겼던 사건들이 하나로 이루어지며 마침내 주제를 이룬다. 원래 수사드라마였던 것이다. 수사권조정과 상관없이 검찰과 경찰이 함께 손잡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드라마였다는 것이다. 높으신 분들이야 누가 수사권을 가지는가가 중요하지만 정작 일선의 검찰과 경찰들에게는 당장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사건에 대한 책임과 사명감만이 있을 뿐이다. 검사 서동재가 실종된 이유부터 모두가 예상한 바와 달리 - 작가가 의도적으로 몰아갔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 단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던 사건의 진실을 홀로 밝히고자 나섰다가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출세를 위해 따로 빼놓았던 사건들이 아닌, 그로 인해 자연스레 얽히게 될 배후의 인물들..

드라마 2020.09.27

비밀의 숲2 - 어느새 잊혀진 서동재, 사라진 진실과 목적

스릴러라기보다 군상극에 더 가깝다. 일선지구대에서 일어난 경찰의 자살사건도, 그 진실을 파헤치던 현직검사 서동재의 납치와 실종도 인간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히 전작과 다르다. 전작이 살인사건을 통해 그 뒤에 숨은 더 거대한 악의를 뒤쫓는 스릴러의 왕도를 쫓았다면 시즌2는 그보다는 경찰과 검찰이라는, 그보다는 인간이라고 하는 보다 본질의 문제를 드러내려 하는 중이다. 현직 검사가 납치되었는데 그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조직은 경찰의 약점을 틀어쥔 우태하에게 축하인사부터 건넨다. 아니 목격자가 검사를 납치한 범인으로 현직 경찰을 지목한 순간 같은 검사의 손은 전화기를 들고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의 번호부터 누르고 있었다. 전화를 걸자마자 받는 기자의 모습이..

드라마 2020.09.20

비밀의 숲2 - 마침내 드러난 거대한 구조의 일말, 사건과 사건을 잇는 고리를 찾아

역시 스케일이 커져간다. 시작은 입수금지 표지판을 임의로 제거하여 바다로 들어간 청년들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에 검경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지고, 서로의 약점을 틀어쥐기 위한 세곡지구대 순경 사망사건이 다시 들쑤셔지며 살인의 의혹이 커져간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서동재 검사가 행방을 감추며 검경수사권조정의 양쪽 대표인 최빛과 우태하가 동시에 연루된 듯한 흑막이 드러나게 된다. 도대체 전 지검장출신 박광수 변호사의 죽음과 이들 두 사람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서로 그렇게 앙숙처럼 으르렁거리더니 어떤 공통의 지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들만 아는 언어로 어떤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광수 전지검장의 아내를 먼저 찾아간 것고 바로 ..

드라마 2020.09.14

비밀의 숲2 - 서동재의 납치, 그리고 피, 검경수사권조정이라는 정치 속에서

뭔가 호흡이 많이 느리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검경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이 무척 흥미롭기는 하다. 덕분에 경찰의 일선 지구대에서 일어난 단순자살로 처리된 사건을 다시 파헤치는 과정이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까지 더해지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만일 자살이 아닌 살인이고 경찰 가운데 누군가 자살로 은폐하려 했다면 경찰의 입장이 매우 불리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서동재가 묻혀 있던 사건을 들고 우태하를 찾아 온 것이고, 그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 최빛 역시 한여진으로 하여금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도록 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진실이 검찰과 경찰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그런데 단지 검찰과 경찰 사이의 치열한 정치싸움의 일환에 지나지 않았던 지구대의 경찰..

드라마 2020.09.06

문득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현실

그러고보니 장겨울이나 추민하나 의사들이 환자나 의사 아닌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듣지 못한 것 같다. 결국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의사들 사이였기 때문은 아니었는가. 간호사들은 의사들 없을 때 정작 의사들에 대해 무어라 이야기하고 있었을까. 흥미로웠다. 난 처음 국평오가 뭔 말인가 싶었다. 의사들 진료거부 비판하는 글에 수능점수 운운하는 댓글이 달렸길래 미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었다. 그런데 의사들 의대생들 사이에서 지금 떠도는 말이라 한다. 국민 평균 오등급. 수능 1등급인 자신들에 비해 한참 열등한 존재란 뜻이다. 참고로 난 학력고세대에고, 학력고사 최종점수도 어지간한 수도권 의대 갈 정도는 나왔었다. 부모님이 재수하라 그리 강권했던 이유. 그런데 다시 그 고생 하기 싫어 합격한 ..

드라마 202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