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강태에게는 형 상태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자기가 위험한 순간에조차 외면하고 혼자 떠나갔던 상태였지만 그런 강태라도 있었기에 의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태에게도 돌아가 기댈 수 있는, 마음놓고 기대어 화내고 울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강태도 아직 아이였을 텐데. 누군가의 도움이, 보호가 간절히 필요한 아이였을 뿐인데. 그런데도 형 상태라도 없었다면 누구에게 기대어 지금껏 버틸 수 있었을 것인가. 형마저 버리고 떠나간 자신을 구해준 순간 강태는 고문영에게서 그런 대상을 보았을 지 모르겠다. 고문영이라면 온전히 자신을 받아주고 자신을 품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도망친 것은 기대와 다르게 고문영조차 자기가 감당해야 할 무엇으로 여겨진 때문인지 모른다. 역시나 당시의 강태는 아직 작고 약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