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821

빈센조 - 너무나 매력적인 악동과 누추한 사람들의 풍경

저번에도 썼지만 최근 성균관스캔들을 뒤늦게 띄엄띄엄 보고 있는 중이다. 박민영과 유아인과 송중기의 풋풋하던 시절의 모습이 너무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워낙 원작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던 바 있었고. 그리고 다시 새로운 TV시리즈 빈센조를 보고 있다. 다른 드라마에서 간간이 보여주던 악동의 모습을 아예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 구용하의 모습 그대로다. 마치 세상을 조롱하는 듯 자기만의 치열함으로 살아가던 그 웃음 그대로다. 송중기는 나이도 안 먹는 것인가. 아직 드라마에서 송중기가 보여준 것은 그다지 없다. 그저 건물을 빼앗고 철거하려는 쪽 사람들을 마피아의 방식으로 협박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마피아의 고문변호사다운 활약을 보이기에는 첫날 이미 모든 재산을 털리고, 마피아에서도 새로운 보스를 피해 도망치는 중이라..

드라마 2021.02.22

성균관 스캔들 - 그들의 풋풋한 모습을 기억하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 경우 한국 연예계에 대해 공백이 상당히 있다. 공백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배우 이름도 몰라서 리뷰한다면서 헛발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남들 다 아는 연예인을 나는 정작 모르는 경우가 많다. 쟤가 누구인데 저리 인기가 많지? 팬이 많은 거지? 지금도 그렇지만 2010년대 초반은 더 심했었다. 2000년대는 거의 일본드라마를 주로 보던 무렵이라. 한국 연예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히 유튜브서 본 카라의 동영상 하나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걸그룹이 뭐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카라가 없는데 걸그룹따위. 카라가 내 마지막 걸그룹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성균관스캔들이 한창 방영될 당시는 내가 드라마를 보지 못했었다. 정확히 보지 않았었다. 당연히 자이언트도 모르고 또 ..

드라마 2021.02.21

기묘한 이야기 - 요철이와 찌빠와 페페와 간첩의 기억

발명을 해 보겠다고 매일 엉터리 실험만 하는 말썽꾸러기 꼬마가 있다. 그리고 꼬마에게 어느날 펭귄인지 공룡인지 로봇인지 아무튼 무언가가 배달되어 온다. 그리고 주변에서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알고 보니 간첩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 시절 아이들 만화에는 그렇게 간첩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다. 하여튼 동네에 뭐 수상쩍은 사람이 있다 싶어 조사해 보면 거의 북한과 접선하는 간첩인 경우가 많았다. 때로 간첩들이 주고받는 난수표를 주워서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미국에게 소련이라면 역시 한국인에게는 북한이고 간첩이다. 그래서 해돌이 뿐만 아니라 찌빠도 페페도 북한에 그리 뻔질나게 들락거리고 있었다. 초능력은 북한으로 넘어가 공산당을 골탕먹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아, 요술공주 보배도 있었구나. 그런..

드라마 2021.02.15

'기묘한 이야기' 국경을 넘어선 시대의 향수를 느끼며

드라마를 보다 말고 원작자부터 찾아봤다. 스티븐 킹이겠거니. 아니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관여되었을까? 익숙하다. 아마 8, 90년대 미국 SF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설정과 장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소련이라는 문명의 정점에 있는 두 거대제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수많은 공포와 환상이 파편처럼 대중의 무의식에 자리하게 되었다. 분명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서 두 제국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비밀스런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가까운 곳에 그를 위한 비밀시설이 감춰져 있는지 모른다. 초능력과 외계인과 이차원의 연구는 그 가장 흔한 소재 가운데 하나였다. 외계인이 미국의 비밀시설에 감금되어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지 않은가? 하필 한국 제목까지 기묘한 ..

드라마 2021.02.14

철인왕후 유튜브 클립을 보다가

유럽에서 우유를 많이 먹었던 것과 송아지요리의 발달은 관계가 깊다. 한 마디로 소젖을 먹을 송아지부터 잡아드셨으니 소젖이 남아 우유를 가공해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한국에는 새끼돼지요리는 있어도 송아지요리는 없었다. 송아지는 잘 키워서 농사에 써야 할 소중한 자원인데 바로 먹어치우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다만 한반도에서도 고려시대 귀족들이 우유를 쳐먹기 시작하자 송아지가 굶어죽더라는 기록이 있으니 우유와 송아지의 수난사는 궤를 같이 한다 할 것이다. 지금도 젖소는 송아지를 낳으면 일단 떼어놓고 따로 젖을 먹이며 젖부터 짜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근대 사회에서는 기름이 매우 귀했었다. 튀김같은 기름을 듬뿍 쓴 요리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유였다. 식물성 기름은 튀김에 부적합한 참기름이나 들기름,..

드라마 2021.02.12

밥이 되어라 - 앤 셜리를 보는 듯, 바로 성인으로!

생각보다 어린 시절 이야기가 빨리 끝났다. 몇 주는 더 할 줄 알았다. 그만큼 매력적이기도 했었다. 특히 영인의 어린 시절을 보면서 '빨간머리 앤'을 많이 떠올렸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가 아닌 만화영화 '빨간머리 앤'이다. 수선스럽고 과잉된 감정들이 딱 만화영화 속의 빨간머리 앤이었다. 다정이나 오복의 캐릭터도 그렇고, 결국 이후를 생각하면 정훈과 오복은 길버트를 둘로 나눠 놓은 것이 아닐까.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영인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아역배우를 주인공으로 '빨간머리 앤'을 번안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사실 그렇게 어린 시절 이야기를 길게 끌어갈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지치기도 했었다. 지루하다. 그래도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매력적이기는 했었다. 어느새 공중파에서 사라지다..

드라마 2021.01.25

경이로운 소문 - '밥이 되어라'가 더 재미있는 듯

'밥이 되어라'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말했다시피 난 일주일에 드라마 하나 이상은 못본다. 드라마 하나 2회 분량을 겨우 볼 수 있을 뿐이다. 시간이 없다. 체력도 딸린다. 그래서 더욱 뭣같은 드라마를 보면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그냥 후련한 액션히어로물이었다. 저승에서 탈출한 악귀를 소탕하는 영계초인물이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악귀를 소탕하는 카운터마저 잡아먹는 강력한 악귀가 등장한다. 저놈을 잡아야 한다. 범죄조직과 결탁한 부패한 시장이 등장하는 것까지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렇더라도 그를 응징하는 것 또한 카운터의 능력에 의한 것이어야 하지 않은가. 악귀를 찾아 퇴치하는 카운터의 사명과 관련되었어야 했다. 그래서 신명휘가 악귀 완전체는 아닌가 의심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뭔가? OCN..

드라마 2021.01.17

김정영의 죽음과 고조되는 긴장, 그러나 답없는 소문의 캐릭터

소문이 다시 카운터가 되고 위겐과 만났을 때 조금 더 냉정한 태도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솔직히 그다지 당기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요즘 볼 드라마가 없어서. 다른 건 몰라도 기레기 주인공인 드라마는 절대 보고 싶지 않다. 역사따위 밥말아먹은 사극도 흥미가 없고. 언 놈이 시작한 건지 왕권을 위협하는 권신이란 이제 식상한 설정 아닌가 말이다. 아니더라도 드라마로 만들 소재는 차고도 넘친다. 아무튼 지난주 내내 소문의 캐릭터 때문에 답답하다가 이번주는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전형적인 전개에 지루해 죽으려 하고 있었다. 그나마 마지막에 가모탁이 기억을 되찾자 옛연인이던 김정영이 시신으로 발견된 장면이 잃을 뻔했던 긴장을 북돋웠다. 차라리 악귀조차 소박하고 순진해 보일 정도로 더 악귀같은 인간의 존재..

드라마 2021.01.10

스위트홈 - 괴물과 인간, 그리고 집의 의미

집이란 무엇인가? 어쩌면 인간의 가장 선한 본모습이 드러나는 공간일 것이다. 한 편으로 가장 위선적인 가면들로 채워진 공간이다. 밖에서는 사기꾼 살인자다.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그리고 죽음으로 몰아간 그야말로 악당이다. 그런데 자기 아내, 자기 부모, 자기 자식들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상냥하고 따뜻한 선량한 인물이다. 무엇이 그 인물의 본모습일 것인가. 인간의 본모습은 악에 있는가? 선에 있는가? 그런 점에서 차현수의 가족은 최악 가운데서도 최악이었다. 가족이기에 마음놓고 위선조차 아닌 위악을 부릴 수 있었다. 같은 가족을 외면하고 부정하고 매도한다. 사람을 대할 때 가지는 가장 최소한의 긴장조차 놓아 버린 채 자기 편한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 그런 것도 가족이다. 그래서 말하지 ..

드라마 2021.01.04

경이로운 소문 - 밝혀지는 중진시의 비밀, 지청신을 찾다

아마 대부분 노항규의 말을 듣는 순간 저수지의 정체에 대해 거의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가모탁이 저수지가 진짜 저수지를 가리키는 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당분간 가만 두고 보라. 그 저수지가 저수지가 아니었다. 하긴 저수지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뉘앙스가 그랬었다. 저수지란 물을 담아두는 곳이기도 하지만 다른 뜻으로 무언가를 의도하여 모아두는 곳을 가리키는 뜻으로도 쓰인다. 트럭과 항공사진과 현직 검찰이 잠복수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바로 익숙한 장면 하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에이, 설마... 이제와서는 너무 식상한 설정이기도 하다. 어지간해서 기업 끼고 뭔가 비밀이 있으면 유독한 폐기물을 은밀히 유기하거나 매장한 사실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장소에 시신을 비밀리에 유기한 사실도 역시 다른..

드라마 2020.12.21